백야등대
두봉교를 출발하자마자 600m 전방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우측에 펼쳐진 바다에 눈길을 빼앗기다 보면 바다에 접해 있는 우측 도로로 접어들기 쉽다. 하지만 이 길은 상봉리로 들어서는 막다른 길이다. 결국 이 길로 들어서면 되돌아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바다가 유혹을 하더라도 과감히 직진해야 한다. 1km 지점부터 언덕이 시작된다. 양 옆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논밭이 풍요롭다. 1.8km 지점이 되면 언덕이 가팔라지면서 초반부터 고전을 하게 된다. 자전거 기어를 가볍게 변경하고 힘보다는 페달링으로 언덕을 넘어야 한다. 잠시 보이지 않았던 바다는 4km 지점이 되면서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이곳부터 10km 지점까지는 평지다. 땀을 식히며 바다를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이후 서너 개의 언덕을 더 넘어야 한다. 바다도 보이지 않는 내륙 구간에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두봉교
[왼쪽/오른쪽]등대직원이 직접 만든 조각품 / 백야등대
[왼쪽/오른쪽]장등해수욕장 / 백야대교
32.3km 지점에서 드디어 막혔던 시야가 확 트이며 시원한 바다와 함께 멀리 백야대교가 보인다.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바람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온 노고가 일시에 보상되는 느낌이다. 백야대교는 35km 지점이다. 육지와 백야도를 잇는 백야대교는 2000년 6월 착공하여 2005년 4월 14일 준공되었다. 주탑을 설치하지 않고 아치형 구조물에 다리 상판을 케이블로 연결했다. 부드러운 곡선미와 율동감이 뛰어난 다리이다.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또 다른 볼거리인 백야등대와 마주친다.
1928년에 건립된 백야등대는 20초에 한 번씩 38km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섬광을 발한다. 여수와 나로도, 거문도를 오가는 선박의 안전한 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등대를 기준으로 우측은 여자만 좌측은 가막만이다. 등대는 현재 무인등대로 운영되며 내부는 통제구역이다. 하지만 외곽에는 작은 공원과 벤치가 있어 휴식하기 좋고 등대 직원이 직접 만든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어 친근감을 더한다. 찾는 이는 많지 않지만 고즈넉하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새하얀 백야등대는 제법 이국적이기도 하다.
*스토리 - 여자만
화양면 돌장승
장등해수욕장
장등마을을 지나 48.5km 지점에 이르면 자매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정표에는 직진하면 순천, 좌회전하면 벌가 방향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 잠시 갈등을 하게 된다. 직진하면 거리는 짧지만 바다를 볼 수 없을뿐더러 제법 가파른 산을 넘어야 하고, 좌회전하면 완만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코스지만 거리는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조금 돌아가더라도 바다도 조망할 수 있고 피로도도 낮은 길을 추천한다. 특히 이후 만나는 마을들은 매우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워 옛 시골 정취가 가득하다.
물론 해안도로를 선택했다고 해도 언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53.4km 지점에서 잠시 아스팔트에서 콘크리트 포장으로 바뀌며 언덕을 하나 넘어야 한다. 이후 56.4km 지점에서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우회전을 하면 아까 지름길과 해안도로 중에 고민했던 자매삼거리 방향이다. 그러니 이곳에서도 직진이다. 57.4km 지점에서 이름 없는 삼거리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에 직진은 옥적, 우회전은 여수시청이다. 이곳에서는 우회전을 해야 한다. 직진을 해도 오늘의 목적지는 도착할 수 있겠지만 너무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코스도 험난하다. 우회전 후 2km 정도를 달리면 화양초등학교를 지난다.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지나왔던 마을 중에는 유일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화동리 고인돌
소호요트경기장인근
300m 전방에서 만나는 삼거리는 백야등대로 향할 때 지났던 길이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오전에 보았던 작은 농공단지다. 이제부터 64.3km 지점까지는 중복 구간이다. 그리고 가장 힘겨웠던 언덕을 다시 넘어야 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휴식을 취하며 식혔던 땀이 다시 온몸을 적신다.
소호요트경기장인근
64.3km 지점의 갈림길은 방향 이정표만 있을 뿐 삼거리 이름은 없다. 직진은 순천, 죽림 방향이고 우회전은 여수시청, 소호요트경기장 방향이다. 이곳에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 이곳을 지나치면 중간에 합류할 수 있는 길이 없으니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우회전하면 길은 좁아지지만 바다를 다시 감상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소호요트경기장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또 하나의 언덕을 넘는 동안 바다는 시야에서 잠시 사라지지만 힘겨움 언덕을 넘으면 사라졌던 바다가 일순간 달려드는 느낌이다. 바로 이곳이 가막만이다. 여자만이 주변 섬들 때문에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 가막만은 넓은 시야가 특징이다.
언덕을 내려가면 이제부터는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날 수 있다. 멀리 해안에 멋진 요트가 떠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소호요트경기장이다. 그리고 그동안 달려왔던 시골 풍경은 사라지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심 구간이다.
약 2km를 더 달리면 장성삼거리다. 이미 도심 구간에 들어섰기 때문에 그동안의 삼거리와는 달리 조금 번잡하다. 이곳에서 우회전 후 700m 정도를 달리면 여천선소 입구다. 그리고 아쉽지만 아름다운 가막만과는 이곳에서 작별해야 한다. 그러니 바다 풍경에 미련이 남아 있다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넓은 잔디 공원이 있어 휴식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후 구간은 자전거로 달리기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차량 소통이 많아 위험하니 인도에 표시된 자전거 주행선을 따라 달려야 한다. 웅천생태터널까지는 계속 오르막인데다 도심 구간이라 탄력을 받을 수 없어 더욱 힘겹다. 하지만 터널을 지나면 도심 구간도 끝나고 시원한 내리막이다. 약 73km 지점 송현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도심 구간이 시작된다. 이후 목적지까지 도심 구간은 계속된다. 그래도 종착지가 멀지 않았으니 조금만 힘을 내자. 76km 지점에서 한 번 더 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사거리다.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이후 갈림길마다 ‘박람회 홍보관’ 이정표가 있으니 복잡한 도심이라 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오늘의 목적지 2012여수세계박람회홍보관에 도착하면 자전거 속도계에는 79km가 넘게 찍혀 있을 것이다. 거리도 그리 짧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많은 언덕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코스다. 그러니 자전거 여행을 많이 한 여행자라고 해도 하체가 제법 묵직할 것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홍보관은 2007년 4월에 개관했다. 홍보관 앞마당에서는 박람회 마스코트인 여니와 수니가 여행자를 반갑게 맞는다. 동그란 눈망울과 맑은 미소가 먼 거리를 달려온 피로를 잊게 만든다. 2층으로 이루어진 홍보관 내부에는 엑스포의 역사와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과정이 꼼꼼히 전시되어 있다. 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물론이고 박람회 개최에 따른 위상 확립과 지역 발전에 대해서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여수의 해안을 자전거로 완주한 기쁨에 박람회 개최에 따른 자부심이 더해져 가슴이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왼쪽/오른쪽]갤러리 연 외부 / 내부
바다의 시원한 감성바람 맞으며 한바퀴 돌아보는 여수 해안길! 재잘재잘 거리는 바다소리와 방긋방긋 엄마 미소지어지는 멋진풍경들이 반겨줍니다. 2012 여수 세계 박람회도 보시고! 흰 구름, 푸른바람에 설레는 여수해안길 여행도 즐겨보세요~
▲ 2012여수 세계 박람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 여수 여행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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