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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련유용한팁/가고픈세계정보

Ep.07 아디오~ 싸바이디 라오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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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특징 중 하나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아직까지 잘 보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런 자연환경은 여행자들에게 자그마한 즐거움을 선사하곤 하지요. 루앙프라방 주변에도 이런 장소들이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빡우 동굴”과 “꽝씨 폭포”가 아닌가 합니다.

“빡우 동굴”은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 우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데, 무려 4,000개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는 동굴이며, 예전에는 왕들이 매년 새해에 방문하던 곳으로 지금도 불심깊은 현지인들은 새해에 이곳을 방문하여 소원과 복을 빈다고 합니다.

그리고 “꽝씨 폭포”는 현지인들에게도 굉장히 사랑받는 일종의 나들이 장소로,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이 어우러져 잠시 더위를 피하는 그런 장소라고 합니다.

현지 여행사를 통해 “꽝씨 폭포”로 가는 반나절 투어를 예약,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릴 오후에 우리들은 이곳으로 잠깐 동안의 '피서'를 떠났습니다.

그런데....차를 타고 출발한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물론 동남아 특유의 지나가는 비일 확률이 높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안했습니다.


 
<비가 새는지 살짝 막아놓은 창틈>

비를 맞으며 폭포를 구경하기에는 좀 거시기 했으니까요.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꽤 한참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엄청나게 쏟아지던 비는 어느새 거짓말처럼 멈췄고, 비 덕분인지 날씨는 살짝 선선해져서 꽤 기분 좋은 나들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타고온 차는 현대 스타렉스였습니다>

확실히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나들이 장소 답게, 꽤 많은 현지인들이 눈에 뜨이더군요. “꽝씨 폭포”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꽝씨 폭포” 간판 왼쪽에 반달곰이 그려져 있는 간판이 있었는데, 저는 대충 흘려 보고는 '여기 반달곰 출몰 지역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꽝씨 폭포” 방향으로 살짝 올라가다 보니 반달곰 동물원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그 간판은 반달곰 동물원이 있다는 표시였던 것입니다.

 

한가로이 누워있는 반달곰 녀석입니다. 반달곰 동물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것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예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이 워낙 맑아서 흙탕물 가득한 메콩강만 보아온 저로서는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현지인들과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피서를 즐기는 모습은 꽤나 정겹게 다가왔습니다.


<비키니 입은 미녀가 눈에 확 들어오는 바람에 잠시 시선을 이쪽으로>

물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에 잠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가운데 뭔가 이질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수영을 하는데 홀로 나무에 올라가고 있는 남자가 눈에 뜨였거든요. 응? 저 사람은 왜 저러지? 아, 설마 나무에서 다이빙을?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 지켜봤는데, 자세히 보니 나무에 사람이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장치도 있더군요.

 

다시 눈을 돌려보니, 타잔 놀이를 하고 있더군요.“꽝씨 폭포”는 완전 스펙타클한 놀이터였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이 타잔 놀이를 하기 위해 살짝 줄을 서있더군요.

 저 역시 물속에 들어가 마이클 펠프스에 빙의, 물살을 헤치며 수영을 살짝 즐겼습니다. 그리고 폭포 위쪽에서 다이빙을 즐기던 현지 청년들과 잠깐 수다 떨다가... 태생이 겁쟁이라 결국 뛰어내리진 못하고 그냥 걸어 내려왔습니다. 수영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출발 시간이 다가왔고, 서둘러 상류 쪽으로 올라가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이동을 시작 하였습니다.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은 맨 아래쪽의 폭포뿐이고 중간에 있는 폭포와 가장 위쪽에 있는 폭포는 수영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인적이 뜸하더군요.

조금 더 올라가 보니 꽤 커다란 폭포가 눈앞에 등장하더군요. 바로 이곳이 가장 상류에 있는 “꽝씨 폭포”인것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폭포의 규모가 커서 꽤 놀랐습니다.

 

이제는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그렇게 멋있고 아름답다는 루앙프라방의 일몰을 보게 된다는 기대감 때문에 가슴은 또다시 설레여 왔습니다.

 

버스는 “조마 베이커리” 바로 앞에서 저희들을 내려줬는데, 이곳은 루앙프라방의 명소이기도 합니다.꽤 맛있는 빵집이라는데, 아쉽게도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루앙프라방의 일몰은 왕궁 박물관 앞쪽에 위치한 푸씨(Phou Si)산 정상에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루앙프라방에서 지형적인 위치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중심 역할을 하는 신성한 언덕이라고 합니다.

시내 중앙에 위치해 힌두교의 메루산을 형상화한 것으로 여겨진다고도 하는데, 왕궁 박물관 앞에서 맞은편을 잘 보면 이곳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을수가 있습니다.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올라갈 정도의 계단은 아니어서 약간은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야 하지요.



 

<정상에 올라가 보니, 과연 명불허전!>
 

해가 기울어가는 서쪽으로는 메콩강과 산자락이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아기자기한 마을이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은 어느새 저를 완전히 사로잡았고, 저는 이 순간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루앙프라방의 일몰을 즐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서쪽으로는 이렇게 메콩강이 붉은 노을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려 하고 있었고....반대편인 동쪽으로는 동화 속에 나올법한 마을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고층 건물이 없는 루앙프라방은 마치 숲속에 파묻힌 듯한 모습입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은 이곳에 올라온 수많은 사람들을 단숨에 매료시켰고, 사람들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연인과 함께 올라온 이들은 사랑의 밀어(蜜語)를 속삭이는 듯했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었으며, 긴 여행에 지친 여행자들은 노을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점점 흘러 해가 기울어 갈수록 루앙프라방은 여러 가지 색깔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상...상념에 젖은>

하나 둘 전등이 켜지며 루앙프라방은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멋진 일몰을 감상한 후 푸씨산을 내려와 루앙프라방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 위해 야시장이 열리는 거리로 내려와 보니 어느새 조명은 환히 밝혀져 있었고, 천막 또한 활짝 펼쳐져 있더군요. 루앙프라방의 야시장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마지막 만찬이지만 다들 빈털털이 배낭여행자다 보니 비싼 곳에서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또다시 저렴하지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시장통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여러 음식들을 골라 접시에 담아 살짝 볶아 먹는 노점 식당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차려놓고 비어라오 한잔을 마시니 훌륭한 만찬이 되고도 남습니다. 고기 요리도 따로 주문했지요. 이곳에서의 여행을 마무리 하며 서로 덕담을 나누고, 한국에 돌아가는 그날까지 무탈하기를 서로 기원해주며 밤 늦게까지 맥주 한잔과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며 루앙프라방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짧았기 때문에 라오스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이곳의 매력에 푹 빠졌다가 돌아온 여행이라 커다란 후회를 남기지는 않은 그런 여행이었지요.

태국의 “왓 프라케우”에 모셔져 있는 에메랄드 불상 “프라케우”와 함께 신성한 불상으로 고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황금 불상 “파방(Pha Bang, 프라방)”이 모셔져있어 도시이름마저 “루앙프라방”인 신성한 불상의 도시인 이곳....

그 흔한 자동차도, 매연도, 인파도, 시끄러운 음악 소리도, 높이 솟은 빌딩과 아파트도, 휘황  찬란한 불빛도, 밤거리를 휘청거리며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없는, 서울에서 흔히 보는 광경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곳은 얼핏 보면 무미건조하기 그지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평안을 안겨주고, 잃어버렸던 미소를 찾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깃든 그런 장소였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라오스를 몇 년도 아닌, 몇 개월도 아닌, 고작 며칠을 다녀와서 이런 말을 한다는 점이 참으로 민망스럽기는 하지만, 제가 본 라오스의 아름다움은 잘 보전된 자연 풍경과 고대 유적보다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사람들의 미소에 깃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부족하게 살고 있지만, 처음 보는 여행자들에게 묵묵히 조용한 미소로 대답하며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사람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어떤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며, 또 다른 감동을 저에게 안겨주었던 것입니다.

 언젠가 제가 백발의 할아버지가 된다면, 이곳에서 생의 마무리를 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에도 가끔 루앙프라방을 떠 올리곤 합니다. 그리고 삶의 무게에 어깨가 짓눌려 힘겨워 질 때면, 또다시 루앙프라방에 가서 마음의 치유를 받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곤 하지요. 그래서 오늘도 다시 조용한 미소의 나라, 라오스를 꿈꿉니다.

 

싸바이디(안녕하세요?)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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