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의 먹거리 지혜
1. 음식이 갖춰야 할 세 가지 덕
예로부터 불교에서는 사람이 먹는 음식은 세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 가지 덕이라 경연硬軟. 즉 가볍고 부드러울 것. 정결淨潔. 즉 깨끗할 것. 그리고 여법작如法作. 즉 법답게 만들어질 것을 가리킵니다.
풀어 말하면 경연은 섬유질이 많아 단단한 음식물을 어떻게 입에 맞도록 부드럽게 조리할 것인가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옛사람들은 단단한 음식이야말로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정결은 예나 지금이나 음식을 만들 때 필수적인 요소지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절에서의 정결은 건강과 직결되는 항목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법작이란 불법에 의거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육류나 어류를 쓰지 않고. 오신체를 넣지 않은 음식이라면 여법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2. 발우 공양에 담긴 정신
스님들의 공양은 원칙적으로 발우를 사용합니다. 발鉢은 범어로 발다라鉢陀羅의 약칭. 우盂는 중국말로 밥그릇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자면 각자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양을 공양하는 그릇. 즉 응량기應量器를 말합니다.
발우는 성불하신 부처님께 사천왕이 나타나서 발우 한 개씩을 가지고 하늘 꽃을 담아 부처님께 올리니, 부처님께서 받아 네 개를 하나로 포개신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스님들은 발우 공양을 할 때 마치 부처님을 모시고 함께 공양하는 마음가짐으로 소중하고 경건하게 임하는데 이에 깃든 정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모든 대중이 차별 없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의식 속에 깃들어 있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평등공양 사상.
둘째. 자신이 먹을 음식을 자신의 발우에 덜어서 먹는 청결공양 사상.
셋째. 음식을 조금도 남기거나 버리지 않고, 먹을 만큼만 덜어 먹는 절약공양 사상.
넷째. 한 솥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식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공동공양 사상. 마지막으로 자신의 건강 유지만이 아니라 이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고생한 모든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널리 중생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양약으로 먹겠다는 복덕공양의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3. 전체식을 먹으려면
사찰음식은 전체식을 지향합니다. 전체식이란 말 그대로 하나도 버리는 부분 없이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는 식품의 영양소를 빠짐없이 섭취하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쌀은 도정하지 않은 현미를 먹고. 과일도 가능하면 껍질째 먹기를 권합니다. 표고버섯 불린 물로는 찌개를 끓이고. 나물 데친 물도 버리지 않고 국을 끓여 먹거나. 물김치를 만들어 먹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입니다.
4. 육식과 오신채를 금하는 이유
사찰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우유를 제외한 동물성 식품과 다섯 가지 매운 채소(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인 오신채를 금하는 것입니다.
"楞伽經" 에는 “윤회 속에서 부모. 형제. 모시는 이와 부리는 이가 생을 바꾸면서 새와 짐승의 몸을 받았는데 어떻게 그들을 먹겠는가.” 라고 말하고 있으며.
"梵網經"에는 “날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을 일으키므로” 오신채를 금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5. 죽식의 공덕
부처님께서는 죽식을 권하며 열 가지 공덕을 그 이유로 드셨습니다.
첫째 안색을 좋게 한다.
둘째 힘이 넘친다.
셋째 오래 산다.
넷째 안락해진다.
다섯째 말소리가 상쾌해진다.
여섯째 소화가 원활해진다.
일곱째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여덟째 공복감을 없앤다.
아홉째 목마름을 없앤다.
열 번째 대소변을 잘 조정한다. 입니다. 특히 아침 죽식은 위의 부담 없이 뇌의 활동에 필요한 탄수화물을 공급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6. 불성을 거스르지 않는 식생활 원칙
불교에서는 모든 식품에는 본래의 불성이 깃들어 있으므로 이를 거스르지 않는 식생활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농약이나 합성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으며 생명력이 풍부한 자연 식품을 먹어야 합니다. 채소의 경우 하우스 재배보다 노지에서 키운 제철의 것을 골라 먹어야겠지요.
둘째. 영양소 전부를 섭취할 수 있도록 전체식을 해야 합니다. 백미 대신 정제를 하지 않는 현미를 먹고, 채소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껍질이나 잎까지 먹는 것이지요. 맛이 독한 것이 아니라면 물에 담가 우려내지 말고. 찜이나 튀김 등 영양 손실이 없는 조리법을 선택합니다. 또 삶은 것이라면 국물까지 먹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식 하나를 만들 때도 여러 재료를 이용해 편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7. 버리지 않으면 먹을 궁리가 생긴다
제가 사찰음식을 이야기할 때 꼭 언급하는 노스님의 말이 있습니다. “버리지 않으면 먹을 궁리가 생긴다.” 실제 절에서는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절에서 콩나물을 기르고 있었는데. 염불에 열중하느라 물주는 것을 깜박 잊었습니다. 생각이 나서 시루를 찾았을 때는 어느새 콩나물 뿌리가 길게 자라 있었습니다. 놀란 제가 뿌리를 잘라버리려 하자 이를 본 노스님께서 뿌리를 잘라 씻어 오라고 하시더니. 간장에 박아 장아찌를 담그시더군요. 며칠 후에 먹어보니 여간 맛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훗날 콩나물 뿌리에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이 약용성분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서 사찰음식이 약이 되는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귀히 여기고 정성을 들여 음식을 만드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뒤로 콩나물을 먹을 때마다 “음식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좋은 약을 먹을 수 있다.” 는 노스님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곤 합니다.
8. 연 이야기
고대 인도에서 연은 여성의 생식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이에서 비롯되어 연은 다산. 힘. 생명. 창조. 행운. 장수. 건강. 번영. 명예 등을 상징하게 되었는데. 태반과 연잎의 모습이 닮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연의 뿌리. 열매. 꽃은 모두 약입니다. 연근에는 아스파라킨과 티르신. 정자를 만드는 데 중요한 알기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연근을 자르면 색이 검게 변하는 것은 철과 타닌때문으로. 이 성분들이 위궤양과 빈혈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생연근을 갈아 그 즙을 한두 컵씩 마시면 위궤양. 천식. 폐결핵이나 치질로 인한 하혈을 막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잎에도 타닌이 풍부하기 때문에 말렸다가 달여 마시면 지혈. 지사. 이뇨 등에 효과적입니다. 연밥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 어지럼증 등의 증상에 약용으로 쓰는데. 말린 연밥을 가루 내어 죽을 쑤어 먹습니다.
9. 삼보양생 식품의 하나인 두부
두부는 중국에서 전래되어 임진왜란 때 일본에 전해진 식품입니다. 사찰에서는 두부와 함께 배추. 무를 일컬어 “삼보양생三寶養生 식품”이라고 합니다.
불佛. 법法. 승僧인 삼보를 두루 이롭게 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한 먹거리라는 뜻이겠지요. 두부는 무른 데다 소화흡수가 좋을 뿐 아니라 “절의 고기” 라고 할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기 쉬운 스님들이나 채식주의자들이 영양적으로 가장 의존해온 식품이기도 합니다.
10. 은행 이야기
큰 절에는 반드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불사의 하나로 요사채를 짓듯 은행나무를 심기 때문이지요. 은행은 “공손수公孫樹” 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할아버지가 심어 손자 대에 열매가 열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열매가 맺히는 장수식물입니다.
은행에는 단백질. 비타민A 외에 감에 필적할 만큼의 비타민C가 들어 있습니다. 예부터 스님들 중에는 고된 수행의 결과 결핵에 걸리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때 치료약으로 쓰인 것이 은행입니다. 구운 은행에 참기름을 자작하게 붓고 밀봉 했다가 1백 일 후부터 하루 5알씩 1백 일을 먹으면 됩니다.
_智圓 합장삼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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