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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가끔책도읽고

[스크랩] 사람냄새났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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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이름으로 당신을 짓누를 동안

저는 제 기억 한 켠에 사람냄새났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우연히 당신과 마주쳤던 곳은 암울했던 90년대 언저리에


유난히도 많았던 수배노동자들이


소도처럼 몸을 피해와 있던 대학캠퍼스였습니다.




창백했던 5월의 햇살아래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같았던 허름한 잠바차림의 당신이


그 노동자들과 찌그러진 코펠에서


가난하게 보글 보글 끓고 있던 라면을 바라보던


당신의 푸르렀던 미소를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우리 시대가 앗아갔던


아니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이름이 앗아갔던 그 미소를


평온한 곳으로 가신 당신에게 다시 돌려드립니다.




그리고 절망에 쓰러졌던 많은 이들을 일으켜 세웠던


사람냄새났던 당신의 그때 그 미소를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은 너무도 평범했던 우리네 한 이웃이었습니다.




그런 이웃을 잃은 오늘이 유난히도 제게 슬픈 날입니다.


출처 : 감잡았데이
글쓴이 : 감잡았데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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