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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의 단풍나무를 본다면
무얼할까
훌훌 떠나고픈 가을, 그때 마다
텔레비젼과 인터넷은
엽기적인 사건들을 보여주며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우리를 협박하지.
안전한 모든 장치 나름대로 점검하고
떠나는 소심하고 즐겁지만은 않은
나의 여행길이 네 눈에는
그저 그런 외출에 불과하겠지.
그러나
지금 내 앞의 이 단풍나무를 본다면
더 이상 놀라운 일도 무서운 일도 없을거야
너의 비웃음도 다 웃음나는 일이지.
붉은 불덩이 한 잎
한 잎 떨어져 땅을 지피는 걸 본다면
사람 가슴마다 서리 내린 인정들
자기 밖에 모르는 옹졸한 인간들
남의 불행 따윈 눈길조차 주기 아까워하는
사람들은 오래 살아감을 복으로 여기며
'단풍이 별거야 한때 뿐인걸' 하고
콧웃음도 치겠지만,
쭉정이 같은 마른가지가 불줄기임을 안다면
산채로 몸을 태우는 단풍나무를 만난다면
수많은 불덩이를 매달고 침묵하는 그 인내심에
몸서리 칠거야
얼룩지고 마른 세상에
불똥을 싸 대는 충익사 큰 뜰의 단풍나무
내 안에도 옮겨 심을수 있다면 좋겠다
-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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