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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세계를 훔치고 ‘디워’한국을 삼켰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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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세계를 훔치고 ‘디워’한국을 삼켰다




《2007년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영화는?


고어 버번스키 감독의 ‘캐리비안해적 3-세상의 끝에서’다.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9억6100만 달러(약 8870억 원)의 수입을 올려 ‘타이타닉’이 10년간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는 역대 영화 흥행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나라별 최고 흥행작은 조금씩 다르다. 올해 ‘세계 최강’이었던 ‘캐리비안…’은 미국 영화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는 ‘스파이더맨 3’(3100억 원)에 흥행 1위를 내주는 등 4위에 그쳤다.

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휩쓸었지만 한국과 인도에선 자국 영화가 1위에 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외 통신원들이 말하는 각 나라의 올해 최고 흥행작과 영화계 이슈를 통해 ‘2007 세계 흥행 지도’를 그려 봤다(흥행 순위는 11월까지 기록임).》

■ 영화팬 사로잡은 2007 지구촌 최고 흥행 영화들

○ 스파이더맨, 해적, 해리포터 ‘속편의 전쟁’

올해 세계 각국 박스오피스 1위 영화는 대부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편. ‘스파이더맨 3’와 ‘캐리비안…’ ‘해리 포터와 불사조기사단’이다.

미국에서 ‘거미 인간’이 승리한 이유는 역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친숙하게 느끼는 캐릭터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편은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지만 미국 내에선 전작들에 미치지 못했으며 2002년 이후 미국 내 박스오피스 1위 영화 중 가장 수입이 적었다.

이는 할리우드의 ‘속편 우려먹기’가 해외에서 더 잘 통함을 보여 주는 동시에 미국 영화 산업의 불황을 말해 준다. 영진위의 문선영 미국 통신원은 “올해 속편이 많다는 것 자체가 소재 고갈과 투자 위축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아카데미 시즌을 겨냥해 온갖 영화들이 쏟아져 나올 때임에도 개봉 영화와 관객 모두 줄었다”고 전했다.

‘해리 포터’의 나라 영국에서는 ‘해리 포터…’가 940억 원을 벌어들이며 1위를 했다. ‘해리 포터…’는 영연방 국가인 호주에서도 1위(290억 원)를 차지해 양국의 문화적 감성이 비슷함을 보여 줬다.

디즈니와 픽사스튜디오가 만든 미국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미국 내 흥행은 8위에 그쳤지만 프랑스에선 750만 명을 동원한 올 최고 흥행작이다. 노철환 프랑스 통신원은 “파리를 배경으로 프랑스 식당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한국의 김치찌개처럼 평범한 프랑스 음식의 의미를 알아가는 내용이라 프랑스인의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독일과 일본에서는 ‘캐리비안…’이 올해 가장 사랑받은 영화였다. 일본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뿐 아니라 ‘해리 포터’ 등 거의 모든 할리우드 시리즈물이 꾸준히 800억∼900억 원대의 수입을 올려 왔다. 이는 한국에선 1000만 명 이상이 봐야 나오는 수치.

이은경 일본 통신원은 “작년에는 21년 만에 일본 영화의 점유율이 외화보다 더 높았지만 올해는 다시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일본 영화 중엔 기무라 다쿠야 주연의 ‘히어로’가 최고로 전체 3위.

○ 한국 인도는 자국 영화가 1위

한국의 흥행 1위는 ‘디 워’. 완성도와 애국심 마케팅에 대한 논란 때문에 영화 옹호파와 반대파가 인터넷에서 댓글 전쟁을 벌이면서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영화로 남았다. 8월 1일 개봉해 총 843만 명의 관객이 들었으며 미국에서는 1097만 달러(약 100억 원)를 벌었다. 수입만 보면 미국에서는 마케팅 비용도 충당하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개봉한 한국 영화로 기록됐으며 내년 1월 DVD 발매 등 2차 판권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 5월 일본에서 개봉된다.

중국에서는 작년 12월에 개봉해 올해까지 이어져 상영된 궁리(리) 저우룬파() 주연의 ‘황후화’가 약 360억 원을 벌었다. 영진위의 김성옥 중국 통신원은 “현재 중국 영화계 최대 화제는 정사 장면이 잘린 채 상영된 리안 감독의 ‘색, 계’”라고 전했다. ‘색, 계’는 중국 정부가 불법 DVD 단속을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삭제 해적판이 떠도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 올해 개봉한 영화만을 대상으로 하면 ‘트랜스포머’(260억 원)가 1위.

눈 깜짝할 새 모습을 바꾸는 변신 로봇을 소재로 한 ‘트랜스포머’는 한국에서도 외화 부문 1위였는데 ‘트랜스포머’가 1위를 차지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뿐. ‘급변하는 사회’인 한국과 중국의 관객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영화 관람료가 비싼 일본에서의 수입이 물론 더 많았지만(330억 원) 이는 일본 내 ‘캐리비안…’의 수입에 비하면 3분의 1이 조금 넘는 정도다.

'발리우드' 불리며 할리우드 영화의 점유율이 10%밖에 안 될 만큼(2006년 기준) 자국 영화의 힘(작년에 400여 편 제작)이 절대적인 인도에서는 지금 ‘옴 샨티 옴’이 인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발리우드 최고 스타로 ‘인도의 톰 크루즈’로 불리는 샤 루크 칸 주연. 한 영화배우 지망생의 죽음과 환생, 복수를 다뤘다. 칸은 인도에서 현대자동차의 모델로도 활동했다. 김현혁 인도 통신원은 “상반기 최고 흥행작 ‘구루’의 총수입이 93억 원을 조금 넘었는데 ‘옴…’은 개봉 1주일 만에 이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최근 주춤했던 칸의 부활을 알리며 벌써 올해 최고 흥행작이 됐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도움말 : 영화진흥위원회 해외통신원 문선영(미국) 이민정(영국) 김성옥(중국) 이은경(일본) 성경숙(독일) 노철환(프랑스) 심애경(호주) 김현혁(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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